안녕하세요, 라봉입니다.
최근 오랜만에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저녁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했을 때 비가 잔뜩 내리고 있어서 너무 슬펐는데,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날이 개어서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역시나 변덕이 심한 제주 날씨!
오늘은 도민이 아닌 관광객의 마음으로 이번 제주 여행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유동룡 이타미 준 미술관
1) 유동룡/이타미 준
'유동룡'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로 일본 이름은 '이타미 준'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일본 도쿄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긍지가 높으신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평생을 일본에 거주하면서도 '유동룡'이라는 이름과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2003년 세계적인 동양박물관인 '프랑스국립기메박물관'에서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타미 준, 일본의 한국 건축가'라는 전시회 제목에서 유동룡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전시회를 계기로 프랑스의 예술훈장인 슈발리에와 레지옹 도뇌르 훈장(2005), 한국의 김수근 건축상(2006),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2008), 일본 최고의 건축상인 무라노 도고상(2010)을 수상하였습다.
이타미 준은 건축물이 세워질 장소의 고유한 지역성을 살려서 인간의 삶에 어우러지는 건축을 추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충남 아산의 온양미술관(1982)을 설계했으며, 제주의 포도호텔(2001), 수·풍·석 미술관(2006), 방주교회(2009) 등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남겼습니다.
2) 유동룡 이타미 준 미술관
- 운영 시간: 10시~18시(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관림 및 이용시간: 최대 2시간(오후 5시 입장 시에는 1시간)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906-10
- 전화: 0507-1385-2678
3) 주의사항
- 사전 예약 필수
유동룡 이타미 준 미술관은 네이버를 통한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간대별 입장 가능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니 방문하고자 하는 날짜와 시간별로 예약 가능 여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방문 당일 아침에 부랴부랴 예약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굉장히 운이 좋았습니다.
- 입장권+선택사항
입장권에는 아래의 선택 사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단, 5시 입장권에는 전시 관람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택1. 유동룡미술관 기념품 제공
택2. 유동룡미술관 티라운지 tea 1잔
- 선 예약 후 할인 가능
제주도민, 복지카드, 국가유공자, 4.3 유족은 선 예약하고 오신 후 현장에서 증빙자료 확인 후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신분증 지참필수, 중복할인 불가).
- 5~7세 미취학 아동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입장 가능(5월 중순 재오픈)
- 5세 미만 영유아는 미술관 입장 불가
- 15인 이상 단체 일행은 예약 전 반드시 사전 전화 연락하기
4) 미술관 방문 후기
- 길 찾기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가는데 처음 한 번은 그냥 지나쳤습니다. 길가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미술관이 있는데, 안내 팻말 같은 것이 따로 없어서 입구를 찾는 데 조금 헤맸습니다. 다시 길을 돌아와서 천천히 주행하다 건물 윗부분이 빼꼼 보일 때 '저것이 미술관이겠구나' 하며 진입했습니다.
- 주차
정돈된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고, 대신 주차할 만한 공간이 크게 두 군데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땐 고등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하러 왔는지 버스 한 대와 차량 여러 대가 세워져 있었는데도 주차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니 주차 공간은 늘 넉넉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티라운지에서 차 한 잔
입장권에 포함되어 있는 두 가지 상품 중, 저와 일행은 차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시그니처 차 등 7가지 종류의 차가 있어 원하시는 메뉴를 말씀드리면 직원분들이 차를 제공해 주십니다. 저는 시그니처 차, 일행들은 말차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설탕이나 시럽이 따로 없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셨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말차라떼에 단 맛이 하나도 나지 않습니다! 달달한 라떼를 원하신다면 절대 비추입니다. 차와 함께 나오는 말차생초콜릿은 정말정말 달고 맛있습니다. 차과자, 푸드는 따로 구매하시면 곁들여 먹을 수 있습니다.
- 관람 중 사진 촬영은 금지
유동룡 선생님의 작업실, 건축물 모형, 작업 도면, 사소한 스케치와 메모 등 정말 유동룡 선생님에 대한 모든 자료들이 정갈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제작하신 의자에도 앉아보았습니다. 신기하더군요. 관람하는 동안 사진,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전시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관람 후엔 1층 라이브러리에서 책을 대여하여 읽거나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습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니 정말 마음이 평안하고 차분해지더라고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제주도에 살면서 처음 방문했던 유동룡 이타미 준 미술관! 친구 덕분에 이런 멋진 장소를 알게 되어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다음에는 유동룡 선생님이 건축하신 방주교회와 포도호텔(우동이 맛나다더군요)에 가보렵니다.
이상 미술관 방문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